2006년 12월 21일

홍정상인 호설암의 인간경영

홍정상인 호설암의 인간경영이라는 책을 읽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호설암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사업을 할 때 어떻게 협력자를 만들고 또 협력을 통하여 부를 창출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호설암은 청대의 뛰어난 상인으로써, 맨손으로 일어나 최고의 부자 자리까지 오른 사람입니다. 그는 상대방이 진정으로 어려울 때 돕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이익을 위하며,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다가섭니다. 그가 어떻게 많은 협력자를 얻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사람을 돕는데 그의 재물을 쓰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켜서 기꺼이 그를 돕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고고한 선비께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1장~3장에서의 호설암의 행위에 대하여 마음이 편치 않으실 것입니다. 그가 단지 정경유착과 뇌물, 아첨 등으로 돈을 버는 소인배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읽고 선입견을 가지면 곤란합니다. 계속 읽어나가다보면 이것이 그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관리자로서 호설암의 인간 경영의 면모를 보자면, 그는 인재의 장점만을 보고 그를 기용하려 했습니다. 이는 삼국지의 제갈량이 너무 완벽한 사람만을 보고자 하여 인재를 가렸기 때문에 결국 촉한의 인재가 부족해 진 것과 대조적입니다. 물론 이런 그의 성격 때문에 소인배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 저는 호설암의 인간 경영 방법이 상당 부분 옳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각자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능력입니다. 완벽한 사람을 가려서 부리는 것과 평범한 사람을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 두 가지 모두 필요한데 완벽한 사람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청나라 때이므로 현대 사회에는 통하지 않는 점들이 있고 그에게도 단점이 있습니다. 소인배들에게 너무 관대했던 탓에 결국 사업은 망해버렸습니다. 그의 부인들도 그의 사업이 망하자 각자의 몫을 챙겨서 하나 둘 떠나고 맙니다. 이익으로 맺어진 많은 협력자 가운데 완전히 몰락한 후에도 끝까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 그의 인간 경영은 실패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평생 협력자들이 호설암에게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크게 파산한 사람을 끝까지 도와 줄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다만 호설암은 그들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호설암의 단점은 소인배들에게 관대함과 배우자들을 선택하는데 너무 관대했던 것입니다.

원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는 호설암을 따를 자가 없겠습니다. 그는 원수지는 일이 없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원수는 종종 생깁니다. 이런 사람들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호설암의 탁월한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도서:
홍정상인 호설암의 인간경영/ 호설암 원전/ 구양일비 해석/ 이선영 옮김/ 태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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